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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청년작가 박범신"
선생님을 첨 뵌건 작년 킬리만자로 희망원정대 때.
나이많은 남자 소설가에 대한 왠지모를 나의 선입견에 '딱' 들어 맞는 바로 그 Image로...
먼가 헐렁한 태도, 담배, 술, 여자. 뭐 그런거.
그런데 산행의 그 꽤 긴 날동안 생활하면서 느낀 건
당신께서 스스로 칭하듯 '청년작가' 그 자체.
마음이 참 투명하게 젊으신 분이었다.
게다가 몸도 어찌나 튼튼하신지 킬리만자로 정상까지 오르셨다는거!
나이가 한참 차이가 나도, 아.. 이렇게 어울리고 대화할 수 있구나.. 를 알게 한 분.
"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~ ♬" 약주한잔 후 18번 '봄날은간다' 는 또 얼마나 멋드러지는지..
며칠전 있었던 모임에서 친히 자필 사인하여 주신 이 책은
1987년 발표한 "수요일의 도적"이란 책인데 KBS드라마로 제작되면서 "수요일은 모차르트를 듣는다"로 바뀌었다고 한다.
(당시에는 '도적'이란 말이 방송불가였단다. -.-)
마침 소설을 읽고 싶었던터라 살짝 '부담'(뭐랄까. 마치 언니가 무대에서 연극하는 모습을 처음 보던 날.. 의 기분과도 비슷했다) 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는데.
생생한 캐릭터들 속에 훌쩍 빠졌다가 왔다. 게다가 놀란것은 그 문체의, 캐릭터들의 "여성성"이었다.
집필 당시라면 선생님의 나이는 마흔. 어디서 그런 감성이 나오는걸까.. 지독한 남성우월의 가치관이 우뚝. 그 기치를 높일 연배인데 말이다.
얼굴을 알고, 목소리를 알고, 술잔을 받아보고, 노래를 부르고..
이렇게 사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의 글을 읽는다는 건 또 참 색다른 경험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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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s. 이날 사랑하는 딸래미라며 큰 딸을 소개해주셨는데,
그 딸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.
"소설가를 아빠로 둔다는거.. 어떤걸까.."
암튼 살짝. 내 마음속엔 늘 부재로 다가오는 아빠 생각이 잠깐. 났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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